
유럽에서 시작되었던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정원의 잔디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만큼 잔디 역시 높은 기온과 강한 햇빛, 수분 부족이 겹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특히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오래 지속되면 잔디의 성장이 둔해지고 잎이 누렇게 변하거나 갈색으로 마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보 가드너라면 이 모습을 보고 급하게 물과 비료를 많이 주거나 잔디를 짧게 깎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폭염이 계속될 때는 오히려 잔디에 가하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관리가 중요합니다.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 정원 잔디를 건강하게 지키는 7가지 관리법을 정리해봤습니다.
1. 한낮보다 아침에 물을 주세요

무더운 여름에는 물을 주는 시간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햇빛이 강하고 기온이 높은 한낮에 물을 뿌리면 증발로 손실되는 물이 많아집니다. 따라서 한낮보다는 기온이 낮은 시간에 물을 주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특히 아침 시간에 물을 주는 방법이 실용적입니다.
물을 줄 때는 잔디 표면만 살짝 적시기보다 토양 속까지 수분이 충분히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매일 조금씩 습관적으로 물을 주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토양 상태와 강수량을 확인하고 실제로 물이 필요할 때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2. 매일 조금씩보다 충분히, 그리고 간격을 두고
여름이면 ‘물을 자주 줘야 잔디가 산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잦고 얕은 관수는 뿌리가 토양 깊숙이 자라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을 줄 때는 토양 속까지 수분이 전달되도록 충분히 주고 다음 물주기까지 어느 정도 간격을 두는 방식이 좋습니다.
다만 토양에 따라 물이 스며드는 속도가 다릅니다.
물이 잘 빠지는 토양과 점토질 토양을 똑같은 방식으로 관리해서는 안 됩니다. 물이 고이거나 흘러내린다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주기보다 나누어 공급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달력에 정해진 물주기가 아니라 내 정원의 흙을 직접 확인하는 것입니다.
3. 폭염에는 잔디를 너무 짧게 깎지 마세요
여름철 잔디를 깔끔하게 보이게 하려고 평소보다 짧게 깎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더위가 계속될 때 지나치게 짧은 예초는 잔디에 추가적인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잔디의 잎을 어느 정도 길게 유지하면 토양 표면에 그늘을 만들어 수분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뿌리 발달에도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잔디 종류마다 적정 예초 높이가 다르므로 무조건 몇 cm라고 정하기보다는 자신이 심은 잔디 품종의 권장 높이를 확인하고 여름에는 평소보다 다소 높게 관리하는 방법이 안전합니다.
4. 잔디가 심하게 말랐다면 예초를 잠시 쉬세요
한여름에 잔디의 성장이 거의 멈췄는데도 일정에 맞춰 계속 잔디깎이를 돌릴 필요는 없습니다.
고온과 가뭄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잔디는 예초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잔디가 마르고 성장이 멈춘 상태라면 비가 오거나 충분한 관수 후 잔디가 다시 회복할 때까지 예초를 미루는 것도 방법입니다.
잔디 관리라고 해서 반드시 무엇인가를 계속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 역시 관리라는 점을 초보 가드너가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5. 폭염에 잔디가 갈색으로 변했다고 무조건 죽은 것은 아닙니다

여름에 잔디가 갈색으로 변하면 가장 걱정스럽습니다.
하지만 잔디 종류에 따라 고온과 건조가 지속될 때 성장을 멈추고 휴면 상태에 들어가면서 갈색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한지형 잔디는 더위와 수분 부족이 지속되면 갈색으로 변했다가 기온이 낮아지고 수분이 공급되면서 다시 녹색으로 회복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색깔만 보고 잔디가 죽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특정 부분만 원형이나 불규칙한 형태로 빠르게 갈변한다면 병해충, 배수 문제, 국소적인 건조 등 다른 원인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6. 한여름에는 비료도 신중하게 사용하세요
잔디 색이 옅어지면 비료를 먼저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고온과 가뭄으로 잔디의 성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는 비료를 추가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해결책은 아닙니다.
잔디가 갈색으로 변하거나 성장이 멈췄다면 우선
수분 → 토양 상태 → 예초 상태 → 병해충 여부
순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휴면하거나 심한 수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잔디에는 무리하게 비료를 주기보다 기온이 낮아지고 잔디의 생육이 회복된 뒤 관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비료를 사용할 때도 잔디 종류와 제품의 권장 사용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7. 폭염에는 잔디 위 활동도 줄여주세요
의외로 놓치기 쉬운 것이 사람과 장비에 의한 잔디 손상입니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잔디는 어느 정도 밟혀도 다시 회복하지만 고온과 건조로 성장이 둔해진 잔디는 회복 능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심하게 마른 잔디 위에서 잔디깎이를 반복해서 운전하거나 무거운 장비를 이동시키는 것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이 자주 지나다니는 곳 역시 특정 부분에 압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하면 도움이 됩니다.
초보 가드너가 직접 해볼 수 있는 ‘잔디 밟아보기’
잔디에 물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다.
잔디를 발로 밟은 뒤 다시 일어나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밟았던 잔디가 비교적 빠르게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당장 물을 주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잎이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밟힌 자국이 계속 남아 있다면 수분 부족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 하나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손가락이나 작은 도구로 흙의 수분 상태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폭염 속 잔디 관리, ‘더 많이’보다 ‘덜 힘들게’가 중요합니다
가드닝을 시작하고 나면 식물이 힘들어 보일수록 무언가를 더 해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깁니다.
물도 더 주고 싶고 비료도 주고 싶고 잔디도 깨끗하게 깎아주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한여름 잔디 관리에서는 오히려 반대일 때가 있습니다.
물을 필요할 때 충분히 주고, 잔디를 너무 짧게 깎지 않고,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예초와 비료 사용을 줄이는 것.
이런 기본적인 관리가 폭염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아직 배워가는 초보 가드너입니다. 그래서 완벽하게 푸른 잔디를 만드는 것보다 계절에 따라 잔디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이유를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올여름 잔디가 조금 누렇게 변했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원은 항상 완벽하게 푸를 필요는 없으니까요.
폭염을 무사히 견디게 해주고 선선한 계절이 돌아왔을 때 다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도 좋은 가드닝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