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봄 로즈마리 모종 두 개를 구입해 하나는 마당에 심고, 다른 하나는 화분에 심어 외목대로 키웠습니다.
특히 화분에 심은 것은 줄기 위로 잎이 풍성하게 퍼진 모습을 기대하며 순을 따주고 물주기를 하며 제법 애정을 들였습니다. 곧게 올라온 모양이 맘에 들었는지 딸아이가 화분을 자기집 창앞에 두고싶다고 탐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분에 심은 로즈마리는 올여름 햇빛을 충분히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밖에 내놓았다가 그만 말라 죽고 말았습니다.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라고 해도 화분의 흙은 한여름 강한 햇볕 아래에서 빠르게 마를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살피지 못했습니다. 또 시들어가는 듯 해서 물을 너무 자주 듬뿍 주었던 것도 원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당에 심은 로즈마리는 잘 자라고 있어 요리할 때마다 잎을 자주 따서 사용하고 있는데, 개체를 몇 개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삽목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책길에서 얻은 로즈마리 가지
동네를 산책하다 비탈 언덕에 누가 따로 관리하지 않는 큼지막한 로즈마리 나무를 만나곤 합니다. 지나갈 때마다 튼튼하게 자란 모습을 눈여겨보다가 이번에 잔가지 몇 개를 가져와 삽목해 보았습니다.
딸아이가 작은 나무를 돌보듯 로즈마리를 ‘애완목’으로 키워보고 싶다고 했던 말도 생각났습니다. 삽목한 가지가 무사히 뿌리를 내리면 그중 한 그루를 딸아이에게 주고 싶습니다.
로즈마리는 씨앗으로 키울 수도 있지만 발아가 느린 편이라 성질급한 내게는 삽목법이 더 맞다고 생각됩니다. 새로 자란 부드러운 가지는 늦봄부터 여름에, 어느 정도 단단해진 반숙지는 여름부터 초가을에 삽목할 수 있다고 해서 이번에 삽목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로즈마리를 삽목한 방법

로즈마리 가지를 약 15cm 길이로 잘랐습니다. 흙에 들어갈 아랫부분은 전체 길이의 약 3분의 1 정도 잎을 훑어내고 위쪽 잎만 남겼습니다.
준비한 가지는 발근제를 섞은 물에 약 30분 동안 담가두었습니다. 이후 상토를 채운 화분에 가지를 꽂고 마당의 비닐하우스 안에 두었습니다.
제가 진행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건강해 보이는 로즈마리 가지를 약 15cm로 자릅니다.
- 줄기 아래쪽 3분의 1에 달린 잎을 제거합니다.
- 발근제를 섞은 물에 30분 정도 담가둡니다.
- 상토를 채운 화분에 줄기가 흔들리지 않도록 심습니다.
- 처음에는 강한 직사광선을 피하고 흙이 완전히 마르지 않도록 살핍니다.

상토와 물 관리에서 주의할 점
이번에는 집에 있던 상토를 사용했습니다. 다만 일반 상토는 제품에 따라 수분을 오래 머금는 경우가 있어 앞으로 흙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로즈마리는 수분이 많은 흙보다 배수가 잘되는 환경을 좋아하며 지나친 물주기와 높은 습도에는 약합니다. 삽목 초기에는 가지가 마르지 않을 정도의 수분이 필요하지만, 화분 안에 물이 계속 고여 있으면 줄기가 썩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겉흙만 보고 매일 물을 주기보다 흙의 마름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닐하우스 안은 바람과 갑작스러운 비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맑은 날에는 내부 온도가 빠르게 올라갈 수 있으므로 한낮에는 환기하고 강한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지 살펴볼 생각입니다.
삽목한 가지를 외목대로 키우려면
줄기 아래쪽 잎을 제거한 것은 삽목을 위한 과정이지만 이것만으로 외목대 수형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뿌리가 충분히 내려 새잎이 안정적으로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후 가장 곧고 건강한 중심 줄기 하나를 선택해 지지대에 고정하고, 원하는 높이까지 자라는 동안 아래쪽에서 나오는 곁가지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줄기 윗부분은 잎과 가지를 남겨 둥근 수관으로 키워야 합니다.
어린 식물은 중심 줄기가 단단해질 때까지 지지대가 필요할 수 있으며, 외목대 모양을 유지하려면 성장 과정에서 꾸준한 유인과 가지치기가 필요합니다.
뿌리가 내릴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로즈마리 삽목은 가지의 상태와 온도에 따라 뿌리가 내리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부드러운 가지는 대체로 2~5주, 어느 정도 굳은 가지는 4~6주 정도 걸릴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은 정해진 성공 시점이 아니라 상태를 살펴보기 위한 기준입니다.
당분간은 가지를 자주 뽑아 확인하지 않고 새잎이 나오는지, 줄기가 시들거나 검게 변하지 않는지를 관찰하려 합니다. 삽목이 성공하면 그중 한 그루는 딸아이의 애완목이 되고, 나머지는 마당과 요리에 사용할 로즈마리로 키울 생각입니다.
말라 죽은 화분의 빈자리를 산책길에서 얻은 작은 가지들이 다시 채워줄 수 있을지 천천히 지켜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