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기 시작하면 텃밭도 새로운 계절을 준비할 때입니다.
올 여름 열 일한 토마토, 고추, 가지, 호박, 오이 등 봄에 심어 놓은 초록 작물들이 어느덧 말라가고 시들어가면서 제 텃밭도 새로운 작물을 부르고 있습니다.
가을은 상추와 시금치 같은 잎채소부터 무와 배추 같은 김장채소까지 다양하게 키울 수 있는 계절입니다.
올해는 김장은 내가 재배한 무와 배추를 꼭 활용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가을 작물은 심는 시기, 파종과 정식 전 밭 만들기 등 놓치지 않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처음 텃밭을 시작한다면 욕심내서 많은 작물을 심기보다 관리하기 쉬운 채소 몇 가지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을 텃밭은 언제 시작할까?
가을 텃밭 준비는 8월 중·하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여름 동안 키운 작물을 정리하고 가을에 심을 씨앗과 모종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가을에는 기온이 점차 낮아지고 낮의 길이도 짧아지기 때문에 파종이 너무 늦으면 충분히 자라기 전에 추위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도 가을 텃밭에서는 파종과 아주심기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시기는 지역과 품종, 그해 날씨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가을 채소
처음이라면 상추, 시금치, 무, 배추, 쪽파처럼 우리 식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채소가 좋습니다.
상추와 시금치는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도 재배할 수 있고, 무와 배추는 가을 텃밭의 대표적인 작물입니다.
쪽파 역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 활용도가 높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가을 텃밭 작물로 배추·무·갓·대파·쪽파와 함께 상추·시금치·브로콜리·양배추·콜라비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씨앗과 모종 중 무엇을 선택할까?
모든 채소를 씨앗부터 키울 필요는 없습니다.
초보자라면 배추와 상추처럼 모종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는 튼튼한 모종을 구입해 시작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반면 무는 씨앗을 밭에 직접 뿌려 키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쪽파는 종구를 심습니다.
씨앗부터 모종을 만드는 과정은 온도와 햇빛, 물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씨앗과 모종을 적절하게 섞어 시작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심기 전에 텃밭부터 정리하기
여름 작물의 수확이 끝났다면 줄기와 뿌리, 잡초와 떨어진 잎부터 정리합니다.
병이 발생했던 잎과 줄기를 밭에 그대로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흙은 삽이나 농기구를 이용해 뒤집으면서 단단하게 굳은 부분을 풀고 돌이나 오래된 뿌리를 제거합니다.
필요한 경우 완숙퇴비 등을 사용해 토양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료는 많이 준다고 좋은 것이 아니므로 제품의 사용량과 작물별 재배 방법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가을 무와 배추를 심고 뿌리기 전에는 무엇보다도 토양 살충제와 살균제를 미리 뿌려 밭을 만들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채소를 먹고 싶어 그런 작업을 패스하다가 배추를 모두 벌레들에게 바친 일이 많다 보니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종은 한낮보다 오후에 심기
8월 말에서 9월 초에는 한낮의 햇볕이 여전히 강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어린 모종을 옮겨 심으면 더위와 수분 부족으로 시들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기온이 높은 시기에는 흐린 날 오후에 모종을 심는 것을 권장합니다.
심기 전 흙이 너무 말라 있다면 충분히 물을 주고, 모종을 심은 뒤에도 뿌리 주변까지 물이 닿도록 합니다.
이후에는 날짜를 정해 무조건 물을 주기보다 흙의 상태와 비가 온 양을 살펴 조절합니다.

가을에도 해충 관찰은 필수
날씨가 선선해진다고 해충이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배추와 무 같은 배추과 채소는 생육 초기에 벼룩잎벌레나 나방류 해충의 피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린잎에 작은 구멍이 생기거나 잎이 빠르게 손상되는지 수시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파종이나 모종을 심은 초기부터 재배용 부직포나 방충망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피해가 커진 뒤 대처하기보다 자주 관찰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이라면 작은 텃밭부터 시작하자
처음부터 여러 종류를 많이 심으면 물주기와 병해충 관리, 수확 시기를 모두 챙기기 어렵습니다.
작은 텃밭이라면 평소 자주 먹는 상추와 쪽파에 무나 배추 한두 종류를 추가하는 정도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작물이 자랐을 때의 크기를 생각해 너무 촘촘하게 심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작은 씨앗과 모종이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고 직접 수확하는 경험이야말로 텃밭 가꾸기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가을 텃밭은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작은 공간에 상추 몇 포기, 무 몇 줄을 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올가을에는 내가 직접 키운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즐거움에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