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추석이면 전북 장수에서 사과와 사과즙이 선물로 도착합니다.
올케의 형부가 직접 재배한 사과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귀농해 사과농사를 시작한 지 10여 년이 되었는데
사과와 사과즙을 맛보면 단연코 프로 사과농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도 굵고 사과 맛도 좋아 해마다 반갑게 받는 선물입니다.
우리 집 사과 수확이 끝나고 사과로 이것저것 만드는 일이 잠깐 뜸했습니다.
오늘은 선물받은 장수 사과로 파이를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별도의 파이 도우 없이 바닥과 윗면에 같은 크럼블 반죽을 사용하는, 저만의 사과 크럼블 파이입니다.
크럼블은 우리가 자주 먹는 소보루빵의 윗면에 올려진 고슬고슬한 반죽을 말하는 것입니다.
크럼블 반죽 만들기
-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 120g
- 박력분 220g
- 아몬드가루 40g
- 설탕 85g
- 소금 2g
- 시나몬가루 1g
준비한 재료를 손으로 살살 섞습니다.
송편을 빚는 반죽 농도보다 조금 고슬고슬하다 생각하면 적당합니다.
손으로 쥐었을 때 뭉쳐지는 정도가 되면 냉동실에 넣어 휴지시킵니다.
이렇게 준비한 크럼블을 나중에 나누어 바닥과 윗면에 사용합니다.
별도의 도우를 만들고 밀대로 펴는 과정 없이, 크럼블 반죽 하나로 파이를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크럼블과 필링 만드는 과정
사과즙을 따로 졸여 만드는 필링
- 씨를 제거한 사과 500g
- 설탕 4큰술
- 레몬즙 1큰술
- 시나몬가루 1큰술
- 옥수수전분 2큰술
- 버터 1큰술
사과를 썰어 설탕과 레몬즙을 넣고 섞은 뒤 30분 이상 절입니다.
이번에는 사과를 조금 잘게 썰어 보았습니다.
절이는 동안 사과에서 나온 즙을 따로 덜어 옥수수전분을 풉니다.
약불에서 졸이다가 농도가 잡히면 버터와 시나몬가루를 넣습니다.
이 농도는 수분기가 없을수록 더 좋습니다.
저는 고추장 농도 정도를 생각하고 마무리하였습니다.
완성된 소스를 절여둔 사과에 넣고 골고루 섞습니다.
사과를 불에서 직접 졸이는 대신, 사과에서 나온 즙만 따로 졸여 다시 섞는 것이 이번 방식의 특징입니다.
그렇게 하면 사과의 질감도 살고, 수분도 조절이 되어 파이의 완성도와 식감이 훨씬 좋습니다.
바닥부터 윗면까지 크럼블로 채우기
파이 틀 바닥에 크럼블 반죽 일부를 깔고 눌러줍니다.
그 위에 식힌 사과 필링을 넣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크럼블을 덮고 윗면도 눌러 정리합니다.
이번에는 180℃에서 40분 구운 뒤, 200℃로 올려 5분 더 구웠습니다.
저는 LG 디오스 광파오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오븐에서의 굽기 기록이므로, 다른 오븐에서는 윗면의 색과 상태를 살펴가며 조절하면 좋겠습니다.
완성된 파이를 먹어보니 사과 크기에 따라 식감의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제 입맛에는 이번처럼 잘게 썰기보다 조금 더 굵게 썰었을 때의 식감이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사과 조각을 좀 더 크게 남겨 씹는 맛을 살려보려고 합니다.
큐브 아이스크림 한 조각 곁들이기
사과파이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다만 딱딱해진 아이스크림을 스쿱으로 떠서 담는 일이 조금 번거로웠습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큐브 형태로 나온 아이스크림 엑설런트를 사서 파이 옆에 한 조각씩 곁들여 먹었습니다.
따로 퍼낼 필요 없이 한 조각씩 껍질만 까서 담을 수 있어 편리하고 좋았습니다.
집에서 파이를 즐길 때 앞으로도 자주 활용할 방법입니다.


완성된 파이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콜라보
해마다 도착하는 장수 사과는 그냥 먹는 즐거움에 만드는 즐거움까지 더해줍니다.
올해는 크럼블 반죽으로 파이를 만들고, 사과를 써는 크기에 따른 식감도 비교해 보았습니다.
정성껏 키운 사과를 보내주신 마음을 떠올리며,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조각을 곁들인 사과 크럼블 파이로 가을의 맛을 즐겼습니다.